지난해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쉘사는 코덱시스사의 주식 보유량을 늘리고, 코덱시스 이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코덱시스 역시 쉘사와 협의를 거쳐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아이오겐 플랜트를 통해 연구개발을 확대하기 시작했는데, 그 목적은 새로운 바이오촉매를 개발하기 위한 것.

▲ 화학연구원 소자재료연구센터. 
생물들은 모두 효소와 같은 바이오촉매를 분비한다. 동물이나 식물들도 모두 체내에 효소를 갖고 있다. 효소는 생체 내에서 화학반응을 촉매한다. 단백질로 이루어져 자신은 변화하지 않으면서 다른 물질의 화학반응에 참여하는 것이다.

세계가 새로운 바이오촉매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기존의 생화학적인 촉매들보다 기능이 뛰어난 촉매를 개발할 경우 그 파급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효소의 경우 하나의 화학반응이나 유사한 화학반응에서만 촉매작용을 하기 때문에 부반응, 부산물이 없다. 촉매반응의 속도를 자체 기능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거의 모든 화학반응을 촉매할 수 있다. 때문에 기존의 효소보다 더 뛰어난 효소를 개발할 경우 화학제품, 의약품 등의 주요 연구 분야에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무작위적인 교배 통해 돌연변이 유도

화학공업의 발달로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하면서 화학적인 합성을 환경친화적인 효소공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제약, 식품, 정밀화학산업, 바이오센서, 생물전자공학 분야 등에서도 효소를 폭넓게 활용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의 산업바이오화학연구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 중 가장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연구과제 중의 하나는 이 새로운 바이오촉매를 개발하는 일이다. 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이 연구는 메타게놈(metagenome), 즉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총 미생물 유전체의 집단’의 라이브러리에서부터 시작된다.

연구원에 구축된 라이브러리에는 산업 응용이 가능한 바이오촉매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 지금까지 소화효소로 널리 알려진 리파아제(lipase) 외의 37개 신규 리파아제 유전자와 (항생효과가 있는 2차 대사산물 합성에 관련된) 다양한 유전자군이 대표적인 사례다.

▲ 바이오촉매 개발 과정 

센터에서는 확보된 바이오촉매들 유전자의 무작위적인 교배 등을 통해 돌연변이를 유도하고, 이 돌연변이체들의 성질을 신속하게 탐색해나간다. 수백만 년에 걸쳐 진행된 자연 진화를 단기간 내에 실현해내는 단백질 공학의 기법이다.

그리고 새로운 바이오촉매를 산업 각 분야에 적용하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성과가 ‘새집증후군 없는 천연 페인트’이다. 기존의 도료들은 발암성 물질인 포름알데히드(포르말린)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해성 여부를 놓고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켜 왔다.

바이오촉매 활용해 전통 도료 개발

화학연구원의 송봉근 박사팀은 바이오촉매를 활용,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아열대 지방의 땅콩류(카슈넛) 껍질 기름과 바이오촉매를 이용, 전통 도료인 ‘옻칠’과 유사한 화학적 구조와 물성을 지닌 천연도료를 개발한 것.

이 천연도료는 기존 페인트에 사용돼온 석유 페놀계 원료를 카슈넛 껍질에 포함돼 있는 인체에 해가 없는 페놀계 원료로 대체하고, 포름알데이드 대신에 바이오촉매와 산화제인 과산화수소를 첨가해 실온에서 제작한 것이다.

송 박사는 “이 천연도료는 새집증후군 원인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전혀 들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원료 자체도 비휘발성 고분자 물질이기 때문에 기존 페인트처럼 휘발유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 천연페인트는 전통 도료인 옻칠과 화학적으로 유사하면서도 장기간 여러 번 칠해야 하는 옻칠보다 강도와 내약품성, 내열성, 절연성, 오염에 견디는 성질 등에서 물성이 더 우수해 기존 도료를 대체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원료인 땅콩 껍질은 브라질과 인도 등 아열대 국가에서 매년 100만 톤 정도 생산되고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이 가능하다. 또 실온에서 제조되고 때문에 에너지 소비량도 기존 페인트에 비해 50% 이하로 줄일 수 있다.

▲ 바이오촉매기술을 활용한 천연도료의 특성 

이 천연도료는 현재 나노솔루션을 통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상용화가 이루어질 경우 국내 매출이 4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가격이 독일 등에서 수입되고 있는 천연도료의 절반 정도에 불과해 수입대체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엄청난 개발 비용, 산업체와의 공동연구 필수

바이오촉매를 이용한 신제품 개발은 바이오에너지, 섬유, 반도체 등 거의 모든 산업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송봉근 박사의 견해다. 그러나 문제는 바이오촉매를 이용한 기술을 생산공정으로 이전하는 일이다. 개발과정에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산업체와의 공동 연구가 필수적이다.

현재 화학연구원에서는 산업바이오화학연구센터 외에 소자재료연구센터, 나노바이오융합연구센터 등에서도 융합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소자재료연구센터에서는 인쇄 소자용 잉크, 유기·무기 반도체 재료 개발, 인쇄 유기·무기 박막 태양전지 등의 10여 개 과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잉크젯 프린팅용 수계 고농도 은 나노잉크, 마이크로 리액터를 이용한 나노 입자 합성기술 개발은 최근의 주요 연구성과 중의 하나다.

나노바이오융합연구센터에서는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형 바이오 센서 플랫폼,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암진단 센서, DNA 센서, 미생물 검출 센서, 줄기세포 생체 기능성 조절관련 신물질 등 8개 과제를 주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의 성과로 블루 LED용 고효율 형광체 개발, UV LED용 고효율 형광체 및 백색광 구현, 나노소재 멀티스케일 전산 모사 기법 개발, 한국형 인공 관절 개발 등을 들 수 있는데, 최근 융합연구의 스케일이 확대됨에 따라 그 성과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강봉 편집위원
2009년 04월 17일(금) 저작권자 2009.04.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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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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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ed from Neoways의 막나가는 분자생물학 :: 한국화학연, 신 바이오촉매 기술 현장 르포 2017/06/13 21:29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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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컴퓨터와의 얄팍한 관계 속에서 느낀바 있어 이제 진짜 블로거로써도 한번 살아보고 싶은 네오 하지만 딱히 글쓰는 재주는 없고 그렇다고 박학다식하지도 않으며, 또 주관이 뚜렷한 것도 아니라서 줄 곧 불펌 나르기만 해왔기에.. 할 줄 아는 거라곤 그나마 전공이지 않을까 전공으로 뭐 하나 해 볼 순 없을까 결국 얄팍한 지식의 깊이도 들어나겠지만.. 한번 건들여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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