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유연관계(有緣關係)가 먼 생물체」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탐색하여 「인간과의 미세한 연관성」(subtle links)을 찾아내는 데이터발굴기법(data-mining technique) 덕분에, 인간의 질병모델을 찾아내는 작업이 한결 수월해질 것 같다. 이 기법은 인간, 마우스, 이스트, 충류(worms), 식물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종(種)에 대한 기존의 유전자 정보를 통합하여, 관찰가능한 특성을 나타내는 돌연변이 간의 연관성을 찾아낼 수 있다. 따라서 이 기법을 이용하여 非인간종(non-human species)의 유전자로부터 인간의 질병에 기여하는 유전자를 발굴한 다음, 이를 토대로 하여 다양한 생물체를 이용한 질병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인간의 질병을 연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종에 따라 극적으로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예컨대 RB1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인간의 경우 안암(eye cancer)을 유발하지만, 충류(蟲類)의 경우에는 생식기를 엉뚱한 곳에 발생시킨다. 이 유전자는 여러 종에 광범위하게 보존되어 있지만, 각각 다른 기능을 발휘하도록 진화된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를 주관한 텍사스대학의 에드워드 마콧 박사(Edward Marcotte, 시스템생물학)는 말한다. 이상의 원칙에 입각하여 마콧 박사 연구팀은 인간 질병의 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후보유전자를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하였다. 연구진은 인간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서 유방암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아낸 다음, 충류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탐색하여 그것이 수컷자손(male progeny)을 생성하는 데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나아가 연구진은 충류의 유전자 네트워크에서 인간의 유방암과 관련이 있는 13개의 유전자를 추가로 발굴하였는데, 그중에서 9개는 이제까지 유방암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것들이다. 이번 연구는 PNAS 3월 22일호에 기고되어, 학계의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밖에도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특이한 유전자들을 많이 발견하였다. 예컨대 식물에서 중력을 감지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는 인간의 경우 바르덴부르크증후군(Waardenburg syndrome, 피부와 모발에 비정상적으로 색소가 침착되고, 구순구개열, 청각손실 등이 나타나는 장애)이라는 발달장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탐색을 통하여 식물의 `중력유전자 네트워크`에 속하는 3개의 유전자가 인간의 바르덴부르크증후군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다음, 심층분석을 위하여 개구리의 배아를 대상으로 하여 유전자 발현패턴을 분석한 결과, sec23ip라는 유전자가 신경능선세포(neural-crest cells, 색소세포와 뇌조직의 전구세포)에 발현된 것을 확인하였다. 연구진이 신경능선세포에서 sec23ip의 발현을 감소시킨 결과, 신경능선세포의 이동패턴에 심각한 결함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SEC23IP가 바르덴부르크증후군의 발병에 관여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한, 마우스의 혈관증식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이스트의 경우에는 `로바스타틴 감수성`(콜레스테롤 강하제인 로바스타틴의 존재 하에서 성장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연구진은 이스트의 `로바스타틴 감수성`에 관여하는 유전자군을 분석하여, 그중 62개가 혈관신생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연구진이 추가로 개구리의 배아를 대상으로 하여 혈관이 발생하는 과정을 분석한 결과, 발생중인 혈관에 발현된 59개의 유전자 중 5개는 이제까지 혈관발생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유전자였다. 연구진이 그중의 한 유전자(sox13)의 발생을 감소시키자, 개구리와 인간세포의 혈관발생에 심각한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이스트가 인간의 혈관발생의 모델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스트는 피도, 혈관도 보유하지 않지만, 우리에게 혈관의 형성과정을 알려줄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식물에게는 머리와 얼굴이 없지만 머리와 얼굴이 정확하게 형성되는 과정을 알려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번 연구의 일등공신은 데이터발굴기법(data-mining technique)이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발굴기법이 없었다면 `유전자`와 `관찰가능한 특성`간의 연관성에 대한 2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통합·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진화과정에서 모든 유전자와 분자경로의 기능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동일한 유전자가 유연관계가 먼 종(種)들 사이에서 그렇게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라고 UC 버클리의 니팜 파텔 박사(Nipam Patel, 발생생물학)는 말했다. "나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과학자들이 모든 유전자에 주석을 다는 작업을 계속하게 되기를 바란다. 현재 기능이 밝혀진 유전자 중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것은 불과 5% 미만이다."라고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충류의 발생과정을 연구하고 있는 폴 스텐버그 박사(Paul Stenberg)는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접근방법은 다양한 생물체를 이용하여 인간의 복잡한 질병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질병의 발생경로를 알아내고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을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왜냐하면 식물이나 이스트는 인간이나 마우스에 비해 매우 저렴하고 성장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라고 스텐버그 박사는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전적으로 통계학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의 결과가 100% 정확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접근방법이 인간의 다양한 질병에 적용될지는 좀더 두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비록 그것이 모든 인간질병에 적용되지는 않더라도, 일부 질병에라도 적용될 수 있다면 여전히 매우 흥미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파텔 박사는 말했다.

Reference: "Systematic discovery of nonobvious human disease models through orthologous phenotypes", PNAS published online before print March 22, 2010, doi:10.1073/pnas.0910200107.
출처 : http://www.nature.com/news/2010/100322/full/news.2010.1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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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컴퓨터와의 얄팍한 관계 속에서 느낀바 있어 이제 진짜 블로거로써도 한번 살아보고 싶은 네오 하지만 딱히 글쓰는 재주는 없고 그렇다고 박학다식하지도 않으며, 또 주관이 뚜렷한 것도 아니라서 줄 곧 불펌 나르기만 해왔기에.. 할 줄 아는 거라곤 그나마 전공이지 않을까 전공으로 뭐 하나 해 볼 순 없을까 결국 얄팍한 지식의 깊이도 들어나겠지만.. 한번 건들여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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